2022년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한국과 우루과이)이 11월 24일 밤 10시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키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우리나라 대표팀의 첫 경기인 만큼 기대감이 크지만, 뼈아픈 소식이 있다. 지난 15일 대표팀에 합류한 황희찬(울버햄프턴)의 허벅지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 이에 벤투호의 우루과이전 준비에 적신호가 켜졌다. 황희찬은 소속팀에 있을 때부터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에 불편감을 느껴 재활훈련에 매진했으나, 상태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운동선수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빈번히 나타나는 햄스트링 부상의 원인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운동선수뿐 아니라 야외활동 하는 일반인에서 빈번하게 발생햄스트링 손상은 운동선수에게 흔히 나타나는 질환이다. 햄스트링은 허벅지 뒤 넙다리두갈래근(대퇴이두근), 반힘줄모양근(반건양근), 반막모양근을 모두 합쳐 부르는 말이다. 엉덩이 관절과 무릎 관절에 모두 영향을 미친다. 뛰거나 점프할 때 무릎을 구부리면 햄스트링이 수축한다. 그러나 갑자기 강한 힘으로 무릎을 펴면 햄스트링이 급격히 이완해 햄스트링이 파열될 수 있다. 강한 슈팅, 갑작스러운 출발, 속도 감속에서도 과부하를 받아 햄스트링이 손상될 수 있다. 갑자기 뛰거나 방향을 바꾸는 동작이 많은 야구나 축구 선수에게 햄스트링 부상이 많은 이유다.잉글랜드 프로축구 울버햄튼에서 공격수로 활약하는 황희찬은 지난 12월, 브라이턴 호브 앨 앨비언전에 선발 출전했으나 경기 시작 4분 만에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이후 휴식기를 가지고 복귀했지만, 복귀 후 7번째 경기에서 또다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됐다. 왕성한 활동량과 돌파, 압박 능력을 두루 갖춰 '황소'라는 별명을 지닌 황희찬을 무릎 꿇게 만든 햄스트링 부상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쉽지 않다. 황희찬과 같은 운동선수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서도 햄스트링 부상이 빈번히 발생한다. 야외활동이 급증하면서 달리기, 축구, 자전거 등을 취미로 하는 일반인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 통계에 따르면, 햄스트링이라 불리는 '둔부 및 대퇴부위 근육·힘줄 손상' 환자는 2019년 5만 4,297명에 달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야외활동이 줄어 환자 수가 4만 5,000여 명으로 감소했으나 2021년부터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젊은 여성보다 젊은 남성에서 3배 더 많이 발병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의 '둔부 및 대퇴부위의 근육 및 힘줄 손상' 진료 기록을 분석한 결과, 진료인원은 2009년 약 2만 명에서 2013년 약 4만 명으로 5년간 약 2만 명(66.8%) 증가하였으며, 연평균 13.7%의 증가율을 보였다.또한 남성이 약 67.4%~68.2%, 여성이 31.8%~32.6%로 여성보다 남성에서의 발병률이 2배가량 더 많았다.또한, 연령별로는 2013년 기준, 10대 구간이 20.7%로 가장 높았고, 40대 15.8%, 20대 15.8%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30대 구간은 여성 보다 남성의 진료 인원이 3배 이상씩 많은 것으로 보아 젊은 남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질환임을 알 수 있었다.
운동 중 ‘뚝’ 소리와 찌릿한 통증, 햄스트링 파열 가능성 높아햄스트링 부상 증상은 환자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뚝' 소리가 나면서 허벅지 뒤에 찌릿한 통증을 느낀다. 부상 후에는 허벅지 뒤쪽의 심한 통증으로 걷기가 불편함을 느낀다. 부상 부위를 만졌을 때, 물렁물렁하다는 느낌이 들며, 며칠이 지나면 시퍼렇게 멍이 든 것처럼 부상 부위의 피부색이 변할 수도 있다.근육이 파손되었을 경우에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서 대략 부상 정도를 파악할 수 있으며, 자세한 진단은 mri를 통해서 가능하다. 근육과 인대가 늘어나는 정도의 경미한 부상인 경우 휴식과 얼음찜질을 하며 회복을 위한 재활치료를 하며, 아프지 않을 정도로 스트레칭하면서 조금씩 회복 운동을 하는 게 좋다.부분 파열과 같이 부상이 심할 경우에는 최소 6개월에서 1년에 걸쳐 꾸준한 재활치료가 필요하다. 근육의 부분 파열일 경우 보통 한 달이면 회복이 가능하지만, 힘줄의 파열일 경우 근육보다 힘줄을 통하는 혈관들이 적어 회복을 돕는 요소들이 힘줄로 잘 갈 수 없기 때문에 적게는 수개월에서 1년에 걸쳐야 회복이 된다. 특히 위쪽 힘줄 부위 부상은 재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만성이 될 가능성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햄스트링 부상은 22~34%의 높은 재발률을 보이는 질환으로, 아주 회복되지 않은 채 다시 운동을 하게 되면 햄스트링 좌우와 허벅지 앞뒤쪽 사이 불균형으로 골반이 비틀어지고, 몸의 균형이 기울어지게 된다.
재발 잦은 햄스트링 손상, 예방 위해선 운동 전 스트레칭 필수햄스트링은 다양한 환경과 동작에서 필연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근육이다. 한번 다치면 근본적인 치유가 쉽지 않기 때문에 더욱 예방이 중요하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운동 전 충분한 준비운동을 하는 것이다. 햄스트링 부상은 대부분 유연성 저하로 발생하기 때문에, 스트레칭과 함께 근력 강화 운동을 해주면 좋다.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햄스트링을 늘려주면 안 된다. 햄스트링 근육은 엉덩이 관절과 무릎 관절을 모두 지나기 때문에 잘못된 자세로 스트레칭하면, 애꿎은 허리만 아플 수 있다.스트레칭을 할 때는 어떤 근육이 당기는지 생각하면서 진행하는 것이 좋다. 운동 전 15~30분 동안 스트레칭을 통해 약간 땀이 날 만큼 무릎 관절과 주변 근육들을 부드럽게 이완시켜 유연성을 높여주고 보조 근육을 강화하면 좋다. 허리를 똑바로 세운 채 한쪽 발을 내밀며 허리를 앞으로 숙이거나, 폼롤러를 이용해 마사지해 주면 좋다. 의자나 계단이 있다면 그 위에 발을 올려 햄스트링을 늘려주면 햄스트링 근육이 유연해진다.하이닥 재활의학과 상담의사 김재호 전문의는 "햄스트링 손상 예방을 위해서는 유연성이 좋아지는 하체 유연성 운동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 다리를 많이 쓰는 운동을 할 경우에는 운동 후 근막이완마사지를 하는 것이 좋으며, 햄스트링 강화운동을 위해서는 전후 스트레칭을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둔근부터 햄스트링 종아리 아킬레스 족저근막까지 이어지는 후면 근막까지 모두 스트레칭해주는 것이 햄스트링 손상 예방에 좋다"라고 덧붙였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김재호 원장(재활의학과 전문의)